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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posts in this category.

책이라는 이름의 지도와 그 축척에 대하여

책이라는 이름의 지도와 그 축척에 대하여

2024.12.16

이 책은 한국에서 <대항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이라고 번역되었지만, 원제는 <정복자들 : 포르투갈은 어떻게 첫 전지구급 제국을 건설하였는가>이다. 그런 만큼 대항해시대의 전반적인 흐름을 그려내는 것이 아닌, 1497년 바스쿠 다 가마의 인도 원정으로부터 시작하여 전…

한국 사회와 <좁은 회랑>

한국 사회와 <좁은 회랑>

2024.12.07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나는 9월 23일 부산으로 내려가는 기차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하여 10월 17일에 다 읽었다. 그 사이에 공저자 두 분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시게 되어, 나는 졸지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저작을 읽게된 꼴이 되었다. 누가 상 받았다고 책 찾아 읽는 사람이 아…

현금 300억과 <레디메이드 인생>

현금 300억과 <레디메이드 인생>

2024.05.18

레디메이드 인생은 채만식 선생께서 90년 전인 1934년 5월 발표하여 7월까지 연재한 소설의 제목이다. 세계적 대공황으로 인해 전문학교를 졸업하고도 실업자 신세를 면치 못하는 수많은 청년을 채만식 선생은 팔리기를 기다리는 기성품 인생으로 그려낸 것이다.작중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P는…

인두껍을 쓴 외계인과 <파운데이션> 시리즈

인두껍을 쓴 외계인과 <파운데이션> 시리즈

2023.08.17

총 7권으로 구성된 &lt;파운데이션&gt; 시리즈는 SF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손에 꼽는 명작이다. 이 시리즈를 한데 묶어주는 개념은 단연 ‘심리역사학’이다. 위대한 수학자 해리 셀던에 의해 고안된 이 학문은 과거와 현재의 인간 집단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미래에…

서책의 선과 <장미의 이름>

서책의 선과 <장미의 이름>

2023.07.15

에코의 저작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호학자로서의 명성과 이 책을 여러 번 읽은 지인들의 ─ 주로 독서 난이도에 대한 ─ 경고를 자주 들었기 때문에, 읽어야겠다 생각만 하고 주저하기를 여러 달이었다. 두 권 합쳐 900여 페이지나 된다는 것도 저어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

공세종말점과 <듄> 시리즈

공세종말점과 <듄> 시리즈

2023.06.24

&lt;듄&gt;의 존재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접하게 된 것은 책이 아니라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가 먼저였다. 이미 고전이 되었다 할 수 있는 &lt;듄&gt;의 영상화 작업이고, 믿고 볼 수 있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작품이며, 주목받는 신예 ‘티모시 샬라…

밀려오는 부동산의 압박과 <총, 균, 쇠>

밀려오는 부동산의 압박과 <총, 균, 쇠>

2023.06.22

내가 졸업한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지식과 정서 함양을 위해 매 학기 책을 사주는 정책을 시행했었다. 고를 수 있는 책은 추천 도서 목록으로 한정되었지만, 덕분에 내 돈 주고는 절대 안 살 것 같은 &lt;사피엔스&gt;나 &lt;총, 균, 쇠&gt;, &lt;설국&gt; 등의 책을 얻게…

독서하는 개인과 <책, 이게 뭐라고>

독서하는 개인과 <책, 이게 뭐라고>

2023.06.21

나에게 있어 장강명이라는 사람은 소설가라기보다는 에세이 잘 쓰는 르포 작가에 가깝다. 그의 저서는 적지 않게 ─ 5년 만에 신혼여행, 우리의 소원은 전쟁, 당선 합격 계급, 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그리고 책 이게 뭐라고 ─ 읽어보았다고 생각한다. 이 책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읽은 것은…

오염된 프레임과 <돌이킬 수 있는>

오염된 프레임과 <돌이킬 수 있는>

2023.06.20

‘사전 지식’이라는 것이 있다고 해보자. 여기서 이야기하는 ‘사전 지식’이란 ‘어떤 책을 읽기에 알아두면 좋을 지식’을 칭한다. 분명 비슷한 개념 혹은 완전히 동일한 개념을 지칭하는 아예 다른 단어가 있을 것도 같은데 ─ 그리고 언젠가 그런 단어를 본 적도 있는 것 같은데 ─ 마땅히 기…

승자의 역사와 지울 수 없는 <한니발>

승자의 역사와 지울 수 없는 <한니발>

2023.06.18

나는 초기 로마사에 관심이 많다. 라티움의 작은 도시국가에 지나지 않던 로마는 어떻게 영토를 넓혀갔을까. 왕정은 어쩌다 공화정이 되었으며, 시민 권력은 무슨 이유로 황제에게 그 권력을 넘겨주게 되었을까. 로물루스 이전부터 로마의 첫 황제인 아우구스투스까지 거의 800년의 역사 속에서 일…